톨스토이, <안나 카레리나> 중에서



"콘스탄틴 레빈은 형을 위대한 이성과 교양을 갖춘 사람으로, 그 단어가 지닌 최고의 의미에서 고상하며 공공의 선을 위해 일할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 우러러봤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또 형을 더 가까이 할수록 점점 더 자신은 가지지 못했다고 느끼는 공공의 선을 위해 일하는 재능이 사실은 장점이 아니라 그 반대로 어떤 결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하고 솔직하며 고상한 소망과 취향의 결여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삶의 행로 중 하나를 택해 그 하나만을 소망하는 삶의 열정, 사람들이 마음이라 부르는 것의 결여. 그가 형을 알아갈수록 더 확실히 깨닫는 바는 코즈니셰프를 비롯해 공공의 선을 위해 일한다는 사람들이 그 목표를 향해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만 좋은 일이라고 판단하여, 단지 그 이유로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형이 공공 선이나 영혼불멸에 대한 문제를 체스 게임이나 새 기계의 정교한 조립 정도로 생각하는 것을 보며 레빈은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

안나 카레리나 2, 윤새라 옮김, 펭귄클래식, pp.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