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 3연패 그리고.



오늘 엘지의 야구는 시종일관 무기력했습니다. 양석환의 3점 홈런을 제외하면, 엘지 타자들이 친 안타 중에 장타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사실 양석환의 홈런도 운 좋게 걸려서 담장을 넘어간 것에 가까웠죠. 사흘 전에 있었던 삼성 전에서도 불펜의 대방화 이후로 타자들의 기세가 한풀 꺾였고(9회 말에 유강남이 홈런을 쳤다면 분위기가 달라졌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한번 가라앉은 분위기는 예상대로 오늘 한화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9회 초에 정우람이 나왔을 때 이미 패배를 직감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엘지가 삼성의 고문으로 있던 류중일 감독을 데리고 온 이유는 오직 한국시리즈 승리를 위해서입니다. 엘지만큼 우승에 목 마른 팀은 롯데밖에 없죠. 만약 구단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했다면, 차라리 2년에 한 번씩 4위 이상으로 올라가는 양상문 감독을 연임시키는 편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류중일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야 하고, 못 하면 3년 임기를 채우고 불명예스럽게 짤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도 바로, 류중일 감독 그 자신입니다.

한화전 2패, 전체 시즌으로 보면 그리 대수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엘지는 8연승을 했고, 순위도 3위이며, 타자들의 기세를 생각해 보았을 때 당분간 상위권에서 내려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투수들은 엉망입니다. 원정에서 차우찬의 성적은 좋지 않고, 김대현과 임찬규는 아직 경험이 부족합니다. 소사와 윌슨이 제몫을 다 해 주고 있지만, 오늘처럼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경기가 이어진다면 이들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김지용은 홈런을 맞고, 이동현은 예전같지 않으면서 정찬헌은 1점차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 지키는 야구를 하지 못합니다.

모든 것은 결과론이지만, 만약 올해 엘지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할 경우, 아니,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지 못할 경우, 류중일의 야구는 모두의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엘지의 야구가 끝이 없는 어둠의 무저갱 야구가 되지 않으려면, 타 팀과의 트레이드를 지금부터라도 고려해야만 할 것입니다. 엘지의 구멍은 2루와 마무리, 그리고 믿고 8회를 맡길 수 있는 셋업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엘지는 필요하지 않은 야수 자원들이 많습니다. 야구장 밖에서 우승으로 향하는 답은 정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야구장에 집중하느라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형국입니다.